애플이벤트와 아이폰5C, 그리고 아이폰 5S에 대한 단상

애플의 아이폰 5C와 아이폰 5S 발표이후 관련기사도 이것저것 읽어보면서 개인적인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잡스 이후의 애플에서 찾을 수 있는 긍정적인 점은 시장에 대한 반응성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이전과 비교하면 대응하는 빈도도 높아지고 대응책도 마련하는 모습이 많아진 것 같거든요. 이런 현상은 변경된 CEO의 의지일수도 있고, 내부 정책의 변화, 제품에 대한 전략 변경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거라 봅니다.

아이폰 5C는 그런 변화로 인해 등장할 수 있었던 제품인 것 같습니다. 항상 얘기할때 '잡스가 있었더라면..'이라는 전제를 하게되는데, 솔직히 지금 잡스가 있더라도 어찌되었을지는 모르지만, 그의 성향을 봤을때 '그러지 않았을것이다' 라는 추측으로 비교할 뿐입니다. 어쨋든 제 생각엔 잡스가 있었다면 아이폰 5C는 안나왔을 가능성이 더 큰 제품인 것 같습니다.

아이폰은 그동안 단일 모델로서 업그레이드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5C와 5S라는 두가지 모델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색상만을 추가하는 등의 단순한 변화와는 다른 부분입니다. 내년 큰화면의 아이폰 출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두개의 아이폰 출시가 향후 애플에서 다수의 아이폰 모델을 판매하는 전략의 시작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아이폰은 이제부터는 3가지의 모델을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아이폰 5C와 아이폰 5S, 그리고 아이폰 4S입니다.

흔히들 스티브잡스의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건 바로 자기 만든 제품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인점도 있을겁니다. 그런데 잡스 이후, 새로운 제품에 대해 그만큼 포장할 수 있는 능력자가 없는 듯 합니다. 제품은 더 좋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이 대중에게 어필하는 강도는 약해지고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제품 발표 후 갖게되는 기대감 및 호감은 사람에 대한 신뢰가 동반되어야 하는 부분이라 쉽지는 않는 문제라고는 생각이 됩니다. 

애플은 여전히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 눈에 디자인이 가장 먼저 와닿다는 이유때문에, 외적인 요소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 가치가 다소 축소되는 듯한 인상입니다. 자신 있게 준비한 신기술과 신제품은 그럴듯하게 포장을 해야합니다. 과장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준비한걸 좀 더 설득력있게 내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폰 5C는 아이폰 5를 대체한다는 의미에서 논할만한 내용이 없는 것 같고, 아이폰 5S만 놓고 한번 볼까요? 이번 아이폰 5S에서 새롭게 추가되는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ㆍ지문인식기능 (Touch ID) - 기존 홈버튼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지문인식을 담았습니다. 작지만 이런부분도 놀라운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특별한 기능하나 넣는다고 전체적인 틀을 바꾸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본 잠금뿐 아니라 개발자들이 지문인식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하니 다양한 아이디어의 앱이 나올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ㆍ64비트의 A7 프로세서 - 스마트폰 최초라고 하죠? 스마트폰의 64비트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제 조만간 경쟁업체 들도 64비트 제품들을 내놓을 것입니다. 아이폰 5S에서 64비트 프로세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기존에 32비트로 개발된 앱의 호환성만 문제없다면, 시작만으로도 인정해주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ㆍM7 보조프로세서 - 혹자는 이번 아이폰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능이 M7 보조프로세서라고 말합니다. 스마트폰에서는 보조프로세서라는 걸 처음 들어본것 같습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부가기능들을 위해 칩을 하나 더 달았다는 걸로 이해가됩니다. 모션데이터를 별도로 관리하는 프로세서가 추가됨으로서 아이폰은 보다 효율적인 구조가 되었습니다. 이는 모션데이터를 이용하는 기능뿐아니라 기본적인 아이폰의 사용자 경험에도 영향을 미칠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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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꽤나 놀랍고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었음에도 반응이 반감되는 이유가 2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루머입니다. 너무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전혀 신경을 안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 입니다. 예전에 사전 누출시 방방뛰던 잡스를 생각하면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이미 알려질데로 알려진 정보를 확인하는 차원의 이벤트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열광할 수 있을까요? '역시 그랬군'이라는 반응뿐일겁니다. 앞으로는 조금 내부단속을 하는게 어떨까 합니다.

둘째는 한때 애플의 광고카피였던 'Think Different' 의 부재입니다. 애플이기때문에 바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이폰에 열광할때가 그랬고, 아이패드에 열광할때가 그랬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지 못했던 제품에 사람들은 가장 많은 관심과 환호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요즘 발표하는 제품은 충분히 누구나 상상할만 수준의 제품들만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다르게 생각한' 제품이 아쉽습니다.

팀쿡이 우린 사람들이 정말 놀랄만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도 했었는데, 사람들은 정말 놀랐을까요? 아직 안보여준건가요?

'혁신적이다'라는 말은 이제 상투적이다라고 할정도로 남발되고 있습니다. 혁신이라는 용어에 집착할 필요도 없고,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단순히 기존과 다른 무언가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 이벤트에서 언제나 무언가 기대하고 있기에 몇가지 아쉬움에 끄적여 봤습니다. :)